▶ 책소개
환경의 세기, 뭇 생명들을 위한 생태 살리기 프로젝트
‘2008 람사총회’ 열리는 주남의 모든 것!
환경 운동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제 습지를 지키자는 국제협약인 ‘람사협약’에 대해 모르지 않을 것이다. 1971년 2월 이란의 해안가 작은 마을인 람사(Ramsar)에서 시작된 이 협약은 물새 서식지로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조약이다. 특히 3년마다 대륙별로 순회하면서 열리는 람사협약의 당사국 총회는 ‘환경올림픽’이라 불리며 습지 보존에 중요한 역할을 해오고 있다.
철새들이 머무는 정거장, “동양 최대의 철새 도래지”
그리고 2008년 10월 제10회 람사총회가 바로 우리나라 경남 창원에서 열린다. 아시아에서는 1993년 일본 홋카이도의 쿠시로[釧路] 습지에 이어 두 번째가 되는 셈인데, 쿠시로에서 열린 총회보다 참여 규모가 두 배에 달하고 수준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런 와중에 지자체와 NGO, 환경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람사총회를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내년 람사총회가 열리는 주남저수지는 새들의 천국으로 주목받는 습지이며, 한때 겨울 철새가 하루에 6만여 마리나 날아들기도 했던 동양 최대의 내륙 철새 도래지다.
이 책은 람사총회 개최를 계기로 주남저수지의 생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생태 보고서로서, 금방이라도 달려가고 싶을 정도로 생동감 있는 사진들과 함께 이곳이 생겨난 역사와 아름다운 풍광, 다양한 동식물들을 이야기한다. 주남에 터를 잡고 살고 있는 생물들의 세계로 안내하는 각 장들은 수생식물과 새, 곤충, 물고기, 양서류와 파충류로 따로 다루었고, 주남에 전해져 오는 전설과 문화재를 비롯해 주민들의 삶과 애환, 선진국들의 습지 보존 사례, 람사협약과 람사습지 등록에 대해서도 현장감 있게 소개한다. 이로써 국내외 방문자들에게 생태관광을 위한 친절한 여행안내서가 되는 것은 물론 청소년들에게는 생태학습을 위한 알찬 자료로 활용될 것이다. ??우포늪??(2003), ??한국의 늪??(2006)에 이은 지은이 강병국의 습지 연작이다.
위대한 비상을 이루는 가창오리 떼
우리나라는 1997년 람사협약에 101번째로 가입했고, 180만 평 드넓은 주남저수지는 아직 람사습지에 등록되지 않았지만, 내년에 열릴 람사총회를 계기로 등록이 유력해지고 있다. 경남 지역의 습지라 하면 대개는 우포늪을 먼저 떠올리지만, 주남저수지는 멸종 위기에 처한 철새가 많이 찾아드는 곳으로 이미 세계 각국의 조류 전문가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겨울이면 가창오리 떼가 구름 모양을 형성하며 깨알같이 모여들어 춤을 추는 위대한 비상을 지켜보기 위해 수많은 탐조객들이 숨죽여 기다리는 곳이다.
주남저수지 가운데 자리한 갈대섬은 새들뿐 아니라 온갖 생물들에게 여유 있는 휴식처가 되어준다. 철새들이 활주로로 이용하는 정거장으로서, 이곳에는 노랑부리저어새와 두루미, 황새, 검독수리, 참수리(이상 멸종위기야생동식물 1급)를 비롯해 가창오리, 개니, 고니, 물수리, 쇠황조롱이(이상 멸종위기야생동식물 2급) 등 멸종 위기에 처한 새들만도 23종에 달한다. 실제로 환경부에서 지정한 멸종 위기 조류는 1급이 13종, 2급이 48종이니 거의 절반에 가까운 셈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내륙습지 중 철새가 가장 많이 날아든다는 이곳이 한때 지나간 상징으로서만 회고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새들의 서식지와 월동지를 결정적으로 파괴하는 도로들이 주남저수지를 가로지르고 있고, 요란한 소리를 내며 가는 동력선을 이용한 고기잡이는 가창오리처럼 소리에 민감한 새들에게 큰 위협이 되며, 새들이 머무는 곳 인근엔 아파트 건설 허가가 난 상태다. 그래서 더욱 곳곳에 인간의 배려들이 필요하다. 특히 논밭에 뿌려대는 농약은 수중 생태계를 해치기 때문에 유기농업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환경 전문가들은 이곳 농민들에게 제초제나 화학비료를 쓰지 않는 유기농법을 유도하고, 줄어드는 수확량을 국가가 보상해주는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는 일이 시급한 현안이라고 입을 모은다.
▶ 작가소개
지은이 강병국은 우포늪 생태연구모임인 ‘푸른우포사람들’을 창립하여 우포늪 지킴이로서 활동하면서 우포늪의 생태를 소개한 『우포늪』과, 우리나라 습지를 총망라한 『한국의 늪』에 이어 『주남저수지』를 펴냄으로써 습지의 가치와 소중함을 알리는 데 역량을 쏟고 있다. 이 책을 내면서 그는 “자연에 대한 외경심을 갖지 않고 물과 땅을 오염시키는 행위를 멈추지 않는다면 주남저수지 하늘에서 가창오리 떼가 비상하는 모습, 물잠자리와 왕오색나비 들도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이라며 경종을 울린다.
이 책에 등장하는 150여 컷 사진들을 찍은 사진작가 최종수는 오랫동안 주남에서 살아온 주민이기도 하다. 경남대학교에서 생물학을 공부하고 경남도청 공보관실에서 일하고 있다. 한국생태사진가협회 회원으로서 한국습지보호협회 이사와 한국조류보호협회 창원지회장 등으로 활동하면서 주로 생명운동의 연장선으로 생태사진을 찍어왔다. 주남을 보존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아 셔터를 누른 그는 이 책을 통해 “주남저수지에 주소를 두고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체들을 담으려고 노력했다”며 아름다운 사진들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