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소개
영국의 과학자 제임스 러브록은 생물권 · 무생물 환경 · 인간적 요소 등이 한데 어울려 ‘지구’라는 여신(Gaia)의 자기조절 시스템을 만든다는, "가이아 가설(Gaia Hypothesis)"을 제시했다. 『가이아의 복수』는 지구를 거대 생명체로 보고, 지구가 자기 존재의 합목적적 의지에 따라 움직인다는 이 이론에 근거하여 최악의 환경재앙인 지구온난화을 진단하고 그 대책을 다룬 책이다.
지구온난화를 가이아가 인간에게 되돌려주는 "복수"라고 해석하는 저자는 인류의 산업 활동으로 급격히 증가한 온실가스가 지구를 덥히고 있는 데서 모든 재앙이 출발하였고, 이제는 지구가 자신의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인간이 살 수 없는 극한 상황을 조성할 수밖에 없는 상태에 이르렀음을 강조한다. 그리고 지구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일곱가지 처방전을 제시한다. "재생에너지 개발을 멈춰라", "원자력은 독이 아니라 가장 효과적인 처방전이다", "유기농법을 포기하라" 등 그의 처방은 "지속가능한 발전"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후퇴"를 선택하라고 이른다.
▷ 목차
감사의 말
미국판 서문
서문
제1장. 지구의 현재 상태
제2장. 가이아란 무엇인가?
제3장. 가이아의 생활사
제4장. 21세기 예측
제5장. 에너지원
제6장. 화학물질, 식량, 원료
제7장. 지속 가능한 퇴보를 위한 기술
제8장. 환경론에 대한 개인적 견해
제9장. 종점 너머에
용어해설
참고도서
찾아보기
옮긴이의 말
▷주요내용
20세기의 많은 문명은 종말을 맞을 것이다. 지금 구급상자를 준비하는 일에 나서지 않으면 우리는 곧 극소수의 서식 가능 지역에서 근근이 목숨을 유지하는 또 하나의 종에 속하게 될 것이다. 아마 가장 서글픈 일은 가이아가 우리보다 더 많은 것을 잃는다는 점이리라. 야생생물들과 생태계 전체가 사라질 뿐 아니라, 고귀한 자원도 하나 잃게 된다. 바로 인류 문명 말이다. 인간은 그저 하나의 질병이 아니다. 우리는 지능과 의사소통을 통해 이 행성의 신경계가 되어 있다. 가이아는 우리를 통해 우주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았고 자신이 우주의 어디에 있는지 알기 시작했다. 우리는 지구의 질병이 아니라 심장이자 정신이어야 한다. 따라서 인류의 욕구와 권리만 생각하는 짓을 당장 그만두고 우리가 살아 있는 지구에 피해를 입혀 왔으며 가이아와 화해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13쪽)
당신은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뭐라고? 또 지구온난화 책이군. 전에는 겁만 주더니 이제는 대량 살상을 한다는 거야?” 이 책이 논증과 반론을 반복하는 것에 불과하다면 당신의 말이 옳을 것이며, 이미 많이 나와 있는 책에 또 한 권을 보태는 셈이 되리라. 이 책이 다른 점은 내가 행성의사로서 환자인 살아 있는 지구가 열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한다는 것이다. 나는 우리의 삶 자체가 건강한 지구에 의존하고 있기에 지구의 건강 악화가 우리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라고 본다. 나는 또한 그것이 우리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급증하는 인류의 복지가 건강한 행성에 의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24쪽)
우리는 대형 항공기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다가 문득 자신이 탄 비행기가 이미 지나치게 많은 이산화탄소를 지닌 공기에 이산화탄소를 더 쏟아내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승객과 같다. 그 상황에서 조종사에게 엔진을 끄고 풍력만으로 글라이더처럼 활공하자고 요청해봤자 거의 도움이 안 될 것이다. 우리는 에너지 집약적이고 화석연료로 가동되는 문명을 끌 수가 없다. 끄는 순간 붕괴하고 말 테니까. 우리는 동력 하강을 통한 연착륙이 필요하다. (38쪽)
빅토리아 시대 영국의 사회 상황을 알고 싶을 때, 우리는 디킨슨나 트롤럽 등 당시 소설가들의 작품을 들춰본다. 더 나아가 우리는 그 작품들이 진정한 역사 기록인 것처럼 여긴다. 그것이 내가 마이클 크라이튼의 견해를 진지하게 다루는 이유다. 그것이 참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뛰어난 소설가이기 때문이다. 사실 그는 이야기를 잘 엮어내며, 내가 좋아하는 작가에 속한다(한 예로 그의 소설 『타임라인Time Line』은 중세 역사와 양자론을 잘 버무린 최고의 SF소설이다). 대중은 과학자에게서보다 마이클 크라이튼 같은 작가에게서 훨씬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 소설가들과 영화감독들은 줄거리라는 지상 과제에 굴복하기 전에 자신이 말하는 것이 참임을 확신하는지 자문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예전보다 지금은 더욱 그래야 한다. 우리가 지금 치명적인 변화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90쪽)
현재 선진국 생활방식을 목표로 삼은 인간이 너무나 많은 나머지 우리는 이 행성에 있는 우리의 동반자들, 즉 다른 생명체들을 몰아내고 있다. 우리는 온실기체 배출량 감축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또 우리만의 것인 양 지표면을 사용하는 짓도 중단해야 한다. 땅은 우리만의 것이 아니다. 지구의 기후와 화학 조성을 조절함으로써 모든 생명체에게 봉사하는 생태계의 공동체에 속한 것이다. (169쪽)
우리가 입으로는 환경정책과 계획을 말하면서도 평소처럼 계속 환경을 파괴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 지구를 소유하고 있다거나 지구의 관리인이라는 이런 잘못된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 경제신문이라도 훑어보면 성장과 발전이 여전히 우리의 목표임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새로운 천연가스나 석유 매장지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에 기뻐하며 현재의 원유 가격 상승을 오염을 줄일 수 있다고 환영하는 것이 아니라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여긴다. (207쪽)
지구는 우주 비행사들이 바깥에서 우리를 위해 봐주기 전까지는 전체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으며, 그 뒤에야 우리는 공기와 물의 얇은 층 내에 있는 행성 크기의 돌덩어리겠거니 하고 예상하던 것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았다. 일부 우주 비행사들, 특히 달까지의 먼 여행을 한 사람들은 지구를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으며 지구를 고향이라고 했다. 어떻게 해서든 간에 우리는 그들처럼 생각해야 하며, 생명에 대한 본능적인 인식을 확장시켜 지구까지 포함시켜야 한다. (209쪽)
--- 본문 중에서